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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정치

피렌체의 하늘, 463개의 계단



463개의 계단, 한발한발 걸어서 그 위에 올라서면 머리 위에는 하늘이, 눈 앞에는 아름다운 중세거리가 펼쳐집니다.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피렌쳇 두오모 성당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그 성당은 인생에 한 번은 들러야 할 곳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나 아름다운, 그래서 성당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두오모의 둥근 지붕 큐폴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유럽의 성당이 대부분 그렇다지만 이 두오모 성당 역시 평민들의 피와 땀이 모여서 오랜 세월에 걸쳐서 지어졌습니다.

13세기에 설계하고 착공, 14세기에 이르러서야 건축물 대부분이 완성되었는데.


당시에는 성당을 덮어낼 거대한 돔을 지을 기술이 부족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피렌체 사람들은 기다렸습니다.

언젠가 기술은 진보할 것이고, 끝내는 돔과 함께 성당은 완성되리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그들이 기다린 세월은, 무려 100년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

오늘 새벽에 사람들의 마음은 엇갈렸을 것 같습니다.

언론에서는 특검의 수사에 급제동이 걸렸다고 논평하고 있죠.

그러나 기업총수에게 내려진 영장은 기각되었어도, 혐의가 없어진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더구나 뇌물죄는 탄핵사유의 전체가 아니라 일분일 뿐입니다.

또한, 헌재의 탄핵심판이 되레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이제 겨우 석달이라는 시간을 보냈을 뿐입니다.

앞으로 기다릴 날들은 아마도 그보다 짧으리라 것.

탄핵여부는 그렇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다음에 해야 할 일들


정상에 비정상화가 진행된 날들은 되돌리는 일

무엇보다도 정경유착의 악폐를 끊는 일이 판사 한 사람의 판단에 의해서 멈춰설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것은 성당 하나의 완성을 기다리는 일보다 결코 더 쉬운 일도 아닙니다.

그렇게 해서 훗날 100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그 훗날 총 463개의 계단. 

한발한발 올라 그 위에 올라서면 그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것들.